[워치라운지 이야기]어떤 제품을 판매할 것인가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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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더딘 웹사이트 리뉴얼 과정 중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판매가능한 모든 상품을 리스팅할 것인가, 확실히 특정 기간내에 인도가능한 상품들만 리스팅할 것인가 중에 어떤 방향을 선택할까입니다.


1. (기존방식) 판매가능한 모든 상품을 리스팅


저희가 취급하는 브랜드는 기본적으로 전 상품 판매가 가능합니다. 해외 거래처에 직접 주문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 판매하지 않는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리스팅되는 제품이 너무 많아집니다. 예를 들면 론진은 1290개 정도가 됩니다. 게다가 구매자 입장에서는 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추려진 범위 안에서 보기 때문에 저 많은 수의 상품을 진열해둘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는 모두 리스팅을 해두었나


개인적으로 국민 신발, 국민 시계, 이런 용어들을 싫어합니다. 200만원대에 뭐 사고, 300만원대에 뭐 사고, 오메가 산 다음엔 롤렉스 사고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강요된 취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시계계급도 같은 류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취향대로 구매하는 사람들의 선택지도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찾는 노모스의 탕겐테, 론진의 레전드다이버만 아니라 다른 제품들도 선택할 수 있어야 했죠. 아무도 안 찾는 시계지만 이것조차도 누군가는 찾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각 브랜드가 출시하는 모든 제품을 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괜찮은 시계들만 모아둔 온라인 쇼핑몰이기보다는 구매대행 형태가 되었습니다. 



문제점


  • 제품의 수가 너무 많아 선택이 어렵다. 


스스로 최대한 많은 제품을 보고 고민한 후 내린 결정이 더 만족도가 높고 더 주체적인 결정일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람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꽤나 뇌에 부하를 주는 일입니다. 론진의 마스터콜렉션은 공홈 기준으로 총 105개가 있습니다. 이것을 하나하나 다 보고 고민을 하기엔 우리는 너무 바쁩니다. 브랜드 자체에서도 밀어주는 잘 팔리는 모델이 있고 구색 갖추기로 출시만 했다시피한 모델이 있는데 소비자의 주체적인 결정을 위해 소비자의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희생한 것이죠. 


 '이 브랜드에서는 주로 이 컬렉션이 인기가 많은데, 그 중에 한국에서는 이게 인기가 많고 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이게 인기가 많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이게 참 괜찮은데 아직 인기는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한 번 살펴보세요' 


시계를 이제 막 알아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런 내용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광범위하게 널린 정보보다는 어느 정도 전문가가 넣을건 넣고 뺄건 뺀 정리된 정보가 필요하죠. 그러라고 전문가가 있는 것이니까요.



  • 불규칙한 배송기간


모든 제품을 리스팅하면서 생기는 문제는 해외의 거래처가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 아니다보니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해외 거래처 역시 각 브랜드의 본사에 주문을 넣고 기다려야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와 유럽 간의 시차와 문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야 하루 단위로 일정을 맞추지만 외국 거래처들은 주 단위로 기간을 맞춥니다. 게다가 주 단위도 안 맞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해외 거래처들은 기한을 확정하는 식의 거래는 하지 않습니다. 가령, 언제까지 배송, 입고 이런 개념이 없습니다. 한다고 하더라도 예측불가능한 다른 변수가 있기 때문에 그 기한을 좀 여유롭게 잡는 편입니다. 그런데 모든 제품을 리스팅해두다보니 저는 최대한 빠른 거래처를 찾아 재고 보유여부 및 주문시 주문기한을 물어봐야 합니다. 어떤 모델은 본사 사정에 따라 3개월 걸리기도 하고 1주가 걸리기도 합니다. 노모스의 클럽 703 같은 모델은 어느 순간부터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마 실리언즈라는 유튜버가 다루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영상보기) 클럽 703 모델은 작년만 해도 최소 6개월, 어떤 분은 거의 1년 가까이 걸려서 수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노모스에서 클럽의 생산을 다시 늘린 것인지, 공홈의 소개 내용도 바뀌고 공급도 꽤나 빨라진 느낌입니다. (최근 들어 몰려서 들어오기도 하고 자주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모든 제품의 각각 다른 배송기간과 유럽의 너그러운 시간 개념, 그리고 배송 시스템까지 합쳐져서 예상 기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예상기간을 얼추 3개월, 6개월 이렇게 안내를 하곤 합니다. (실제로 1개월, 3개월 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백화점에서 안내하는 방식이랑 비슷하게 한 것이죠.



2. 확보가능한 상품만 리스팅


지금까지 주문하고 기다리는 방식 대신 해외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 리스트를 받으면 그때그때 제품을 리스팅할 예정입니다. 3~4개월이라도 기다리는 것 상관없으신 경우는 개별 주문을 받겠습니다만 따로 리스팅을 하지는 않을 계획입니다. 리스팅은 주 단위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9월 4주차의 주문이 지나가도 괜찮습니다. 10월 1주차에 다시 새롭게 제품은 리스팅됩니다. 해외 재고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런 것이 아니니 재고가 있다고 해서 지금 당장 구매해야되는 것도 아닙니다. (빨리 빠지는 모델들도 있습니다. 그런 모델일 수 있으니 그런 모델은 미리 문의를 주세요)


  • 그냥 재고를 가지고 있으면 되지 않나요?


시계에는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바로 보증서 날짜입니다. 똑같이 2024.01.01에 제조된 제품을 백화점에서 계속 보유하고 있다가 2025.01.01에 판매하면 2025.01.01 날짜의 보증서가 됩니다. 그런데 같은 제품을 병행수입업체가 2024.07.01에 구매하여 갖고 있다가 2025.01.01에 판매하면 구매자는 2024.07.01 제품을 받습니다. 대부분 구매자는 6개월 전 제품이라며 기피합니다. 실제 제조일은 같다고 해도 말이죠. 병행수입업체가 구매를 할 때 보증서 날짜는 이미 시작되기 때문에 무한정 재고를 가지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 점을 이해를 한다면야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병행수입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백화점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지만 백화점하고 완전히 똑같은 상품을 구매하기를 바랍니다. 

 병행수입이 일찍이 발달한 일본 같은 경우는 그 차이에 대해서 소비자들도 이해를 합니다. 보증서에 스탬프가 없다거나, 날짜가 오래됐다거나, 혹은 구성품 중에 플라스틱 택이 없을 때 그럼에도 구매를 할 것인가 아니면 공식 매장으로 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왜 없냐, 왜 다르냐, 왜 최신 날짜가 아니냐' 가 되는 것이죠. 이것은 딱히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유별나거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병행수입 시장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최대한 눈높이를 맞춰서 '인도 직전 1개월 이내 스탬프' 라는 식으로 판매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모든 요구에 맞추는 것이 병행수입 시장이 발전하기 좋은 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계도 마찬가지로 일물일가의 법칙이 적용되고 병행수입과 공식수입에는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는 가격에 반영된다는 사실에 다수가 공감해야 병행수입 시장이 그나마 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우리나라에 잭로드처럼 근사한 병행수입매장이 있어서 실제로 시계를 눈으로 보고 만져도 보고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말한 이유를 보면 오프라인 매장이 없음에도 재고를 갖고 있기란 상당히 부담스럽죠. (2~3년 넘게 안 팔린 구형, 심지어 구구형이 되어버린 아직도 갖고 있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네요)



절충안


리스트는 정기적으로 받기 때문에 주 단위로 리스트를 갱신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웹사이트에서 보여주는 방법이 꽤나 까다롭습니다. 사진과 가격이 들어가있는 엑셀 파일을 그대로 뿌리면 가장 편하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워드프레스로 만든 웹사이트에서는 엑셀로 전체 리스팅된 상품을 일괄 변경이 가능했지만 현재 쓰는 웹빌더에서는 그게 불가능합니다. 목표는 리스팅된 제품을 주문했을시 바로받거나 최대 2주내로는 인도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리스팅을 할까가 문제인데 아마 웹사이트의 상품들은 노가다로 수정하게될 것이고 일부 인기 제품들은 재고를 최대한 확보해두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보증기한의 문제를 어떻게 설득하고 보완할 수 있을지가 문제네요. 


인기많은 제품들은 최대한 확보해두고, 나름 저희가 엄선한 제품들은 일단 가져와서 소개해드릴게요. 막상 실제로 보면 괜찮은 모델인데 존재 자체를 모르는 모델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고의 지름길을 만들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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